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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전세사기 피해자 1주기 추모문화제 추모사 - 나충열 위원장 신부

작성자
scup
작성일
2024-03-11 15:46
조회
245


전세사기피해자 1주기 추모문화제 추모사 (2024년 2월 24일)

 

2월24일인 오늘은

전세사기 피해자 중 한 분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홀로 외로이 정든 이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 슬픈 기억을 떠올리며 추모하는 날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주말의 기분에 들뜬

분주하게 어딘가로 향하는 토요일 오후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을

망연자실하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절망적인 날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인 우리에게는

일어나서는 안 되었을 전세사기의 ‘피해자’가

그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희생자’가 되어야만 했던 그 날의 그 슬픔을

함께 추모할 수밖에 없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날입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1년 전 오늘, 전세사기 피해의 첫 번째 희생자가 남긴 이 말은

우리의 마음에 가슴 아프게 와닿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향한 그 절박했던 외침은

귀를 닫아버린 바로 그 세상의 무관심속에

오늘도 입막음 당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기는 했지만

피해자의 구제와는 괴리감이 있을 뿐입니다.

그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기에

더 많은 피해자가 법 테두리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처참하게 방치되어 가고 있으며,

스스로 그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혼자서만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비겁한 변명 속에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지옥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절규를

그저 관망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뿐인 책임자들의 무성의함은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이며, 또 다른 형태의 살인입니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행되고 있는 이 비극의 악순환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만 끝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이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한순간에 송두리째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참혹하게 고통받는

당신의 주인인 국민을 살리는 것 말고

더 중차대하고 더 시급한 일이 또 어디 있습니까?

곧 있을 선거철을 위해 소중하게 아껴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단 한 사람의 국민일지라도 그의 울부짖음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국가가 아닐 것입니다.

제발, 피해자와 희생자들의 한 맺힌 절규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희생자들의 영혼이여

우리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그 유언과

희생의 의미를 절대 퇴색시키지 않겠습니다.

피해자들을 지켜내겠습니다.

더 이상 희생자들이 생기지 않게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뒤로한 채

부디 편히 쉬십시오.

당신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환히 비추는 반짝이는 별처럼

하늘에서 별이 되어 우리를 응원해주십시오.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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